약물이 신장 외 다른 장기로 배설되는 과정 살펴보기
간
간에서는 지방의 유화와 흡수 작용을 하는 소화액인 담즙이 분비된다. 신장 배설 못지않게 담즙으로의 배설도 중요하다. 답즙은 간세포의 분비 과립에서 만들어져서 모세담관막을 거쳐 모세담관으로 분비되며, 담낭에 저장되고, 보통은 음식물 섭취 후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담즙은 하루에 약 1.5ℓ가 나오며 하루 소변양과 비슷하다. 담즙은 대부분 물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는 담즙산, 빌리루빈, 콜레스테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담즙산은 지방을 유화시키는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며, cholesterol로부터 합성되어 만들어지기 때문에 구조는 cholesterol과 비슷하다. 먼저 처음 합성되어 만들어지는 담즙산은 1차 담즙산이라 부르며, 담즙 중으로 분비된 후 구조가 변하면 2차 담즙산으로 된다.
간에는 크게 문맥계, 간동맥계로 혈액이 유입되며, 유입된 후 모세혈관을 지나 sinusoid로 가게 된다. 약물은 모세혈관에서 sinusoid로 이동하고, 간세포 내로 들어가서 대사 되거나 대사 되지 않은 채로 다시 혈액 중으로 이동하거나 바로 모세담관으로 담즙과 같이 분비된다.
Brauer는 담즙으로 약물이 배설되는 농도비, 즉 혈장 중 약물의 농도 대비 담즙 중 약물의 농도비에 따라 3가지로 분류했다. Class A는 농도비가 1이고, 예로 glucose, Na+, K+ 등이 해당된다. Class C는 농도비가 1이하로, 담즙으로 거이 배설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Class B는 농도비가 100에 육박하는 것으로 담즙 중으로 배설되는 약물이라고 볼 수 있으며 예로 bilirubin, 담즙산, rifampicin, bromosulfophthalein(BSP), Indicyanin Green(ICG) 등이 있다. 그중 BSP는 간에 선택적으로 유입되고 담즙으로 거의 배설되므로 간기능 검사약으로 쓰인다.
담즙으로 배설되는 약물은 농도 구배를 역행해서 배설되므로, 능동 수송으로 배설된다고 볼 수 있다. 또 담즙으로 주로 배설되는 약물은 분자량이 500 이상이다. (분자량이 300 이하면 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되고, 300과 500 사이의 분자량을 갖는 약물은 소변과 담즙 두 경로로 배설된다. 할로겐이 약물에 있으면 분자량도 매우 커지기 때문에 담즙으로 잘 배설된다. 위에 언급한 간기능 검사약인 BSP가 그 예에 속한다.
극성이 클수록 담즙으로 잘 배설된다. 특히나 약물이 대사되고 난 대사체가 담즙으로 배설되는 경우가 많은데, glucuronic acid나 glutathione 등이 포합된 대사체는 분자량도 커지고 극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설폰산기가 포합 되면 극성이 매우 커져 담즙으로 잘 배설된다.
이렇게 담즙으로 주로 배설되는 약물은 간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투여 시 배설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혈중 농도가 증가할 수 있으며, 따라서 결국 독성이 증가할 수 있다. 다른 예로 phenobarbital은 연속적으로 투여하면 효소도 유도되지만 간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기도 해서 결국 담즙 유량이 증가하기도 한다. 따라서 담즙 배설 약물은 주의하여 투약해야 한다.
담즙은 십이지장으로 분비되기 때문에, 약물이 담즙으로 배설이 되더라도 소장에서 재흡수되는 장간순환(enterohepatic circulation)이 일어날 수 있다. 주로 대사 될 때 glucuronic acid 등이 포합 되는 과정을 거쳐서 담즙으로 배설된 후, 장관 내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다시 흡수된다. 따라서 약물 농도가 지속되게 된다. 이에 해당하는 것은 담즙산, 비타민 D3, 비타민 B12, B9(엽산), B6(피리독신), estrogen, chlorpromazine, valproic acid, morphine, spironolactone, adriamycin, warfarin, rifampicin, digitoxin 등이 있다.
폐
내쉬는 숨에 배설되는 약물이 예가 속한다. 보통 가스 마취제의 약효에 관련지어 연구된다. 내뱉는 숨에 배출되는 마취제는 보통 흡수의 반대로 생각하면 되기 때문이다.
유즙
유즙으로의 배설은 조금이라도 아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해야 한다. 유즙은 pH 약 7.2로 산성에 가까우며, 약물은 보통 pH-분배가설에 따르는 수동 확산에 의해 유즙으로 이동한다. Henderson-Hasselbalch 식으로부터 혈장 중 약물 농도 대비 유즙 중 약물 농도 비 (M/P 비)를 구할 수 있다. 유즙 배설은 약물의 지용성이나 혈장 단백질과의 결합률 등이 영향을 준다. M/P 비가 클수록 약물이 유즙으로 잘 이행한다는 것인데, 그런 약물의 예로는 steroids, sulfa계 약물,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카페인 등이 있다. 수유하는 경우 이런 약을 복용하는데 주의해야 한다. 또 유기 염소계 농약이나 수은, 납, 니코틴 등도 유즙으로 잘 이행하는 물질이다.
타액
약물은 타액으로도 배설되는데, 보통 단백질과 결합하지 않은 비이온형 약물이 확산으로 배설된다. 약물이 타액으로 배설되는 것은 아직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론상 약물의 혈중 농도를 예측할 수 있어 연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약물의 체내 농도를 모니터링(TDM; therapeutic drug monitoring)해야 하는 경우, 현재는 혈액을 채취하여 모니터링하는 방법밖에 없어서 업무적으로도, 환자 입장에서도 불편함이 많은 실정이다. 하지만 만약 약물의 혈장 농도 대비 타액 중의 농도 비 (S/P 비)가 크며, 약물의 타액 농도가 혈장 농도에 비례하다면 TDM을 하기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