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생을 위한 약동학

약물동태학 - 컴파트먼트 모델로 살펴보기

이양이 2021. 11. 27. 15:38

Pharmacokinetics (약물동태학)이란 이제까지 살펴본 약물의 흡수와 분포, 대사와 배설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함수로 해석하여, 약물의 혈중 농도, 소실되는 반감기, 축적되는 양을 예측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약물을 얼마나 투여해야 하는지, 투여하는 간격은 얼마로 해야 하는지, 투여되는 제형을 선택하는 투여를 계획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약물이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제형 등을 개발하는데 쓰일 수 있다. Pharmacodynamics (약물동력학)은 약물 농도와 수용체, 약물 상호작용과 약물의 효과에 관한 학문이다.

 

몸에 들어온 약물은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잘 예측하기 위해서는 모델을 설정해야한다. 대표적인 것이 비슷한 분포를 나타내는 장기들끼리 구획을 정하여 약물의 농도를 예측하는 컴파트먼트 모델이다. 즉, 약물의 농도를 속도론적으로 볼 때 동일한 움직임을 보이는 구획을 묶은 것이다. 몸 전체를 하나의 구획으로 정하는 것은 1-컴파트모델이며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2-컴파트먼트 모델은 몸을 2개의 구획으로 나누는 것이고, 그중 central compartment는 혈액, 심장, 간, 신장, 폐이고, peripheral compartment는 지방조직, 근육조직, 뇌척수액이다. 약물 농도의 추이가 유사한 기준에 따라 구획을 나눈다. 3-컴파트먼트 모델은 약물의 분포 속도에 따라 3개의 구획으로 나누는 것인데, 약물은 대부분 의외로 간단한 1 또는 2-컴파트먼트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선형 1-컴파트먼트 모델

이 모델로 설명되는 약물을 정맥 주사했을 때는 1차 속도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몸에서 약물이 대사나 배설되어 소실되는 속도가 혈중 농도, 즉 컴파트먼트에 있는 약물의 양에 비례한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몸 전체를 하나의 구획으로 보는 1-컴파트먼트 모델이기 때문에 약물을 정맥 주사했을 때 즉각적인 분포가 이루어진다는 가정을 전제한다. 이 모델로 식을 풀어보면 혈중 약물 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체내 약물량 = 혈중 약물 농도 x 겉보기 분포용적]

이며 여기서 소실 속도 정수 k를 구할 수 있고, 결국 반감기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물이 체내에서 소실되는 정도가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커지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주는 클리어런스 개념이 필요하다. 전신 클리어런스(CLt; total body clearance)는 약물이 혈액에서 소실되는 속도를 그 시각의 혈중 농도로 나눈 값이다. AUC(area under the blood concentration-time curve, 혈중 약물농도-시간 곡선 하 면적)는 CLt를 이용한 식으로 만든 혈중 약물 농도와 시간의 곡선을 무한대의 시간까지 적분한 것으로, 용량 설정에 쓰일 수 있다.

 

혈액을 채취하는 게 불가능하거나 좋지 않을 때에는 소변으로 약물이 배설되는 양을 수식화하여 그 시각에서의 혈중 농도를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소변에서의 약물 배설량은 정확하게 그 시각에서의 혈중 농도가 아니기 때문에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선형 2-컴파트먼트 모델

1-컴파트먼트 모델에 해당하는 약물과는 달리, 어떤 약물은 체내 흡수된 후 각 장기에 분포되는데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시간에 따른 혈중농도 그래프를 작성했을 때, 1차 속도식으로 직선이 만들어지는 1-컴파트먼트 모델과는 달리, 2-컴파트먼트 모델에서는 곡선 그래프가 만들어진다. 처음에는 혈중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여 기울기가 가파르다가 나중에는 기울기가 완만해지고 일정해진다. 처음에 약물이 투여되어 기울기가 가파른 부분은 약물이 또 다른 구획(장기)으로 분포되는 동시에, 신장이나 간 등을 통해 소실되는 분포상(distributive phase) 또는 α상이라고 한다. 그 후에는 분포가 완료되고 오직 소실만 일어나는 부분이 분포후상(post distributive phase) 또는 β상이다. 약물이 각 장기에 분포되는 속도는 혈류 속도에 의존하기 때문에 혈류 속도가 빠르거나 혈액의 유입이 많은 간이나 신장으로의 분포가 다른 지방이나 근육으로의 분포보다 훨씬 빨리 일어난다. 혈중 농도가 변하면 바로 간이나 신장, 심장 등에서의 약물의 농도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런 혈류량이 많은 장기들을 하나의 구획으로 묶어, central compartment라고 한다. Peripheral compartment는 혈류량이 적고 혈류 속도도 느려서 약물의 분포가 느리게 일어나는 장기들을 묶은 구획이다. 대사와 배설이 주로 일어나는 장기인 신장과 간은 central compartment에 속하므로, 2-컴파트먼트 모델에서는 약물의 소실은 central compartment에서만 일어난다고 가정한다. 이 모델에서, 분포상에서는 조직에서의 약물의 농도가 증가하다가 central과 peripheral compartment 간의 농도 평형이 일어나면 동시에 약물이 소실되는 속도가 두 구획에서 똑같아진다.

약물에 따라서 장기로 분포되는 특정이 다른 경우는 그때마다 장기가 속하는 구획이 달라지게 된다. 약물의 분포와 소실이 혈류량과 혈류 속도에만 의존하는 게 아닌 대표적인 장기가 바로 뇌다. 뇌로 유입되는 혈류량은 꽤 많고 혈류 속도도 빠른 편이지만 혈액-뇌 관문(BBB; blood brain barrier)으로 인해서 혈류량이 적은 지방 조직과 비슷한 분포 양상을 보이게 된다. 지용성이 큰 약물이 주입되면 뇌에 약물이 잘 분포되기 때문에 central compartment에 속할 수 있다. 반대로 극성, 수용성이 큰 약물이 주입되면 peripheral compartment에 속하게 된다.

 

 

비선형 컴파트먼트 모델

약물이 몸속으로 주입된 후의 상태를 선형 속도론적으로 보기가 어려울 때 비선형 컴파트먼트 모델이 이용된다. 약물이 많이 주입될수록 소실되는 과정에서 포화되는 경우이다. 약물의 혈중농도가 많이 높을 때는 소실 속도가 제일 빠르지만 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일정한 값이다. 보통 Michaelis-Menten식이 많이 사용된다. 시간에 따른 혈중 약물 농도를 로그 그래프로 나타내면 위로 볼록한 곡선 형태가 된다. 이에 해당하는 약물은 phenyto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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