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생을 위한 약동학

약물이 흡수된 후 기타 조직으로 분포되는 양상

이양이 2021. 11. 20.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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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이 흡수된 후, 혈액에서 표적 세포에 분포되는 것 이외에도 전신적으로 어느 곳이든 약물이 분포될 수 있다. 이번에는 몸의 어느 곳에 분포되는지, 그 양상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지방 조직

지방 조직은 일반 세포 조직보다 모세혈관이 훨씬 부족하고 혈류량도 다른 기관이나 조직에 비해 제일 낮으므로, 약물은 지방으로 천천히 분포하게 된다. 하지만 지방 조직은 우리 몸의 약 20%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약물이 지방으로 분포하는 것은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방 조직으로의 분포에 영향을 주는 인자는 약물의 이온화, 단백결합률, 지용성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지용성, 즉 분배계수의 영향이 크다. 저번 글에서 언급했던 thiopental은 지용성이 매우 높아 조직으로 분포가 빠르게 많이 되고, 그에 따라 약효도 빨리 소실된다. 하지만 단백결합률도 여기에 영향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 thiopental의 투여량을 높이면, 단백결합률이 낮아지면서 비결합형(유리형) 약물이 증가하고, 지방 조직뿐만 아니라 혈장에도 많이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지용성이 낮은 약물은 지방 조직에 많이 분포되지는 않는다.

 

 

뇌로는 약물뿐만 아니라 영양분, 신경전달물질까지도 여러 관문을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다. 혈액-뇌관문(BBB; blood brain barrier), 혈액-뇌척수관문(BCSFB; blood cerebra spinal fluid barrier), 뇌척수-뇌관문이다.

 

혈액-뇌관문을 이루고 있는 내피 세포의 표면적은 맥락총보다 4000배 이상 넓기 때문에 뇌로 약물이 이동하는 통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맥락총: 뇌실에 존재하는 방상의 돌출물이며 뇌척수액을 ) 혈액-뇌관문에서는 위장관에서의 약물 흡수처럼 비해리형 약물만이 수동 확산에 의해 통과될 수 있으므로 지용성이 클수록, 즉 분배계수가 클수록 잘 투과될 수 있다. 지방 조직에서의 분포처럼 뇌도 혈장 단백질과의 결합률이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분배계수가 작은 약물을 더 빠르거나 잘 투과하도록 하지는 못한다. 그 외 영향을 주는 요인은 국소 뇌혈류량, 뇌세포에서의 약물 결합 등이다.

 

약물이 혈액-뇌관문을 통과하여 뇌로 이동하게 되면, 최소 뇌 내 모세혈관을 거의 투과하지 못하거나, 모세혈관을 나와 뇌세포에 결합하거나 수용체를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약물의 결합은 세포막의 인지질과의 비특이적 결합과 수용체와의 특이적 결합으로 나눌 수 있다. 약물의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는 보통 GABA, benzodiazepine, serotonin, dopamine, adrenaline, acetylcholine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수용체이다.

 

뇌나 뇌척수액에서 혈액으로 약물이 배출될 때에는 맥락총에서 능동 수송으로 빠르게 배출된다. 하지만 반대로 뇌로의 uptake도 가능하다. 맥락총은 유창성의 내피 세포로 구성된 혈관이 많이 분포되어있기 때문에 혈액-뇌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약물도 통과 가능하다. 뇌세포가 세포 외액에서 칼륨 이온이나 hydroxy urea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이동하는 약물도 있고, inulin이나 sucrose 같이 세포 외액을 통해 신경망으로 분포되는 약물도 있다.

 

 

임파

우리 몸에서 전신으로 순환하는 것은 혈액뿐만 아니라 임파액도 있다. 하지만 혈액이 흐르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르기 때문에 약물의 분포에는 혈액이 더 많이 기여하다. 그래도 간의 초회통과효과를 피해야 하는 경우나 염증이나 면역 질환, 암이 전이되었을 때 임파계로 약물이 꼭 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 임파계에는 임파구를 만드는 1차 임파기관인 흉선, 골수가 있고, 2차인 비장과 임파절, 장파이엘판이 있다. 모세임파관은 임파절에서 모이게 된다. 모세임파관은 특징적으로 내피 세포 한 층만으로 이루어져 있고 내피 세포 사이가 넓다.

 

약물은 혈액으로부터, 조직간극으로부터, 피부로부터 임파계로 이동하는 방법으로 나눠진다. 혈액 내에 있는 약물이 임파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임파관에서의 투과성이 혈관에서의 투과성보다 대체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장기 별로 차이점이 있다. 혈관벽의 투과성이 좀 더 좋은 장기는 임파액에서의 약물 농도가 높은데, 연속성이라 투과성이 낮은 혈관을 가진 장기는 임파액에서의 약물 농도가 낮다.

약물이 조직간극으로 투여되는 피하주사나 근육주사 등의 경우는 약물이 모세혈관이나 모세임파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분자량이 약 5000 dalton 이상이 되는 것은 임파계로, 그 이하는 혈액으로 가게 된다. 따라서 약물을 임파계로 들어가게 하고 싶다면 약물을 고분자 화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으며 실제로 항암제인 mitomycin C가 이 방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위에는 주사를 통해 들어온 약물이 임파계로 이동하는 방법이었고, 다른 경로로 투여된 약물이 임파계로 이동하는 것은 특히 지용성일 때이다. 예로 비타민 A, 콜레스테롤 등이 있다. 기전은 지용성이 큰 약물이 몸으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chylomicron으로 형성되어, 혈액 순환계로 이동하기에 너무 커져서 임파계로 이동하게 된다. 예로 digoxin이 있다.

 

 

태아

임산부에게 약물이 투여되면, 전신으로 순환되는 혈관에서 태반을 거쳐서 태아로 들어가게 된다. 중간에 태반관문(placental barrier)가 있어서 물질의 투과를 조절하게 되며, 태반관문은 뇌-혈액관문과 비슷한 성질을 갖기 때문에 흡입마취제, thiopental, lidocaine, steroid 등의 지용성 약물이 더 잘 투과하는 경향이 있다. 4급 암모늄염과 같이 지용성이 낮고 해리형이며 분자량이 큰 수용성 약물은 태반을 통과하기가 어렵다. penicillin, tetracycline, streptomycin 등의 항생제는 느리게 태반을 통과할 수 있다. 약물이 단백질과 결합하면 태반관문을 통과할 수 없다.

 

태반관문을 투과하는 기전은 물질에 따라 다르다. 포도당은 단순 확산, 무기이온은 촉진 확산이며, 비타민이나 아미노산 등의 내인성 물질은 능동 수송을 통해 통과한다. 기체나 대부분의 약물은 확산을 통해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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