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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생을 위한 약동학

컴파트먼트 모델로 투여 계획 수립하기

by 이양이 2021. 11. 28.

약물이 체내 들어오면 일부만이 특정 부위에서 효과를 나타내는데, 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어떤 최소 농도보다 높아야 하고, 이때의 농도를 최소 유효 혈중농도(MEC; minimum effective concentration)라 한다. 효과가 아닌 독성을 나타내는 최소 농도는 최소 독성 발현 혈중농도(MTC; minimum toxic concentration)라 한다. 약물은 MEC와 MTC 사이의 적절한 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약물이 이런 농도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투여 경로에 따른 투여 계획을 세울 때 컴파트먼트 모델로 본다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볼 것이다.

 

 

경구 투여, 근육 주사

혈관으로 직접 주입되는 정맥 주사가 아니면 모두 약물이 몸으로 흡수되는 과정을 거쳐야하는데, 흡수되는 장기의 특성이나 약물의 성질과 제형에 따라 흡수 속도가 달라진다. 전체적인 흡수 속도는 보통 0차 또는 1차 속도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서방형이 아닌 정제나 캡슐을 경구 투여할 때나 수용성의 약물을 근육 주사하거나 좌제를 직장에 투여할 때 약물은 1차 속도로 흡수된 후 이전 글에서 살펴본 1-컴파트먼트 모델로 살펴볼 수 있다. 약물이 흡수되는 속도는 보통 소실 속도보다 훨씬 크다.

 

 

정맥 주입

약물을 정맥으로 주입하는 경우는 보통 일정한 속도로 계속 주입하는데, 이 때 0차 속도식을 나타내며, 계속해서 주입하면 혈중의 약물농도는 일정한 농도에 도달하게 된다. 이 상태를 정상상태(steady-state)라고 하고, 이 상태에서는 약물이 체내 들어오는 속도와 소실되는 속도가 똑같다. 정상상태에서의 혈중 농도는 약물의 주입 속도에 비례하고, 겉보기 분포 용적과 소실 속도에 반비례한다. 약물의 주입 속도를 빠르게 해도 정상상태에 도달하는 시간은 달라지지 않고 체내 약물 농도만 높아진다. 반감기가 긴 약물은 소실되는 속도가 느리므로 정상상태에 도달하기까지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정 속도로 정맥 주입을 하기 전에 정해진 용량을 정맥 주사하면 정상상태에 도달하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 먼저 정맥 주사하는 약물의 양을 loading dose(부하량)라 하고, 주사한 직후에도 바로 정상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양이어야 한다. 정상상태에서의 약물 농도에 겉보기 분포 용적을 곱하면 loading dose가 된다. 실제로는 주사 직후 바로 정상상태에 도달하지는 못하지만 이를 이용하여 반감기가 긴 약물을 주사할 때는 이런 방법을 쓸 수 있다. 또는 이 원리를 제제 개발할 때 응용시켜서 제어방출형 제제(controlled release DDS)로 만들 수 있다.

 

 

반복 투여

약물은 실제로 1번만 투여하지 않고 계속 반복해서 투여하기 때문에 약물동태학이 중요하다. 특히 digoxin 같은 안전역이 좁은 약물은 더 주의해야한다. 약물이 어떤 경로로든 소실되기 전에 계속 반복해서 투여된다면, 시간에 대한 혈중 농도 그래프에 계속 중합되고 마찬가지로 체내 축적되기 마련이다. 반복 투여 시 n회 투여 후부터 계속 혈중 농도의 변화가 같아진다면 n회 투여 시 약물이 정상 상태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시간에 따를 혈중 농도 그래프를 이용하면, 어떤 투여량을 1번 투여하고 얻은 AUC로부터, x만큼의 시간마다 반복 투여했을 때 도달하는 정상상태의 혈중농도를 추측할 수 있다. 또 1회 투여 시의 약물의 농도 대비 정상상태에서의 농도의 비를 축적률(accumulation ratio)이라고 하는데, 약물의 소실 속도를 알면 어떤 투여간격으로 반복해서 투여 시 체내 축적률을 예측할 수 있다. 예로 약물의 투여 간격을 약물의 반감기로 정해서 투여한다면 축적률은 2가 된다. 이를 통해서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제일 처음에 투여하는 loading dose를 반복 투여하는 maintenance dose의 2배로 투여한 후 투여 간격을 반감기로 정하면, 처음 투여할 때부터 정상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생체 이용률

앞에서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약물의 동태를 예측하고 약물의 투여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는 약제 평가의 지표가 된다. 물론 흡수과정이 필요 없는 정맥 주사는 당연히 생체이용률이 1이 되기 때문에 정맥 주사 외의 약물, 또 국소 작용이 아닌 약물만 따질 필요가 있다. 생체이용률은 약물의 치료 유효성분이 흡수되어 약물 작용 부위에서 이용되는 속도와 양의 비율로 정의된다. 또 생체이용률에 연결되는 개념인 약물의 효능은 생체의 감수성에도 영향받는다. 아무튼 생체이용률을 예측하려면 작용 부위에서의 약물 농도 변화를 측정해야 하는데, 실제로 불가능하므로 그것에 비례하는 약물의 전신으로서의 이용성을 보고자 한다. 투여된 약물 양을 생물학적 이용도(EBA; extent of bioavailability), 약물이 이용되는 속도는 생물학적 이용 속도(RBA; rate of bioavailability)라고 하고 이것으로 생체이용률을 표현할 수 있다. RBA에 대한 변수는 작용 개시시간(onset of time), 작용 유지시간(duration of time), 최고 혈중 농도과 그에 도달하는 시간이 있고, EBA에 대한 변수는 AUC가 있다.

 

생체이용률에는 절대생체이용률(absolute bioavailability)과 상대생체이용률(relative bioavailability)가 있다. 상대생체이용률은 생물학적동등성(BE; bioequivalence)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우선 정맥 주사가 아닌 경로로 투여된 약물은 소화관 및 다른 장기에서 분해, 흡수, 대사되는데, 이 각각의 과정에서의 생체이용률을 계산하고 간에서의 초회통과효과를 계산하면 절대생체이용률을 얻을 수 있다. 투여 경로가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두 약물의 생체이용률을 비교한 것이 바로 상대생체이용률이다. 이를 구하려면 1회 투여, 반복 투여로 혈액과 소변, 타액에 얼마나 약물이 포함되어 있는지 등을 조합하여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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