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약동학(pharmacokinetics, PK)은 약물이 흡수, 분포, 대사, 배설을 연구하여 시간에 따른 약물 농도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약력학(pharmacodynamics, PD)은 약물의 작용 부위에서의 농도와 약물이 수용체와 결합하여 나타나는 약효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했었다. 이전 글에서 본 약력학 모델(static PD model)에서는 약물의 혈중 농도가 정상상태에 있다는 전제하에 있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약물의 효과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약동학을 약력학과 접합시켜 약동-약력학 모델(PK-PD model)을 통해서는 시간이 변함에 따라 혈중농도의 변화에 대한 약효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는 약동-약력학 모델의 종류와 각각의 특징에 살펴볼 것이다.
직접효과 모델 (direct effect model)
약동-약력학 모델 중 기본 모델이다. 약물농도가 바로 평형 상태에 도달하며, 약물의 반응이 시간 지연이 없이 직접적으로 바로 나타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에 해당하는 약물은 labetalol과 propranolol (심박수 감소 반응), sodium nitroprusside (혈관 이완에 따른 혈압 감소 반응) 등이 있다. 이 모델은 Emax의 20-80%에서만 설명 가능한 단점이 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대부분 약의 치료 유효 범위는 20-80%에 속하기 때문에 이 모델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 모델로 살펴보면, 약물농도는 시간에 따라 지수적으로 감소하지만, 약효는 선형적으로 감소한다. 즉, 약물 농도가 매우 높을 때는, 약효가 약물의 소실량에 비해 더 적게 감소한다. 따라서 약효가 Emax의 반으로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혈중 농도의 반감기의 4배 정도가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약효와 직결되는 수용체와 약물의 결합이 포화되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약효가 Emax의 20% 이하에서는 약효 감소 속도는 약물 소실 속도에 비례한다.
직접효과 모델은 약효가 바로 나타나는 것을 전제로 했는데, 이처럼 약효가 시간 지연 없이 바로 나타나는 약물은 적다. 대부분의 약물은 약효가 나타나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약물의 최고 혈중 농도에 도달한 이후에 Emax에 도달하게 되며, 최고 혈중 농도 이후 서서히 약물 농도가 감소하는데 약효는 증가하는 형태를 보인다. 따라서 약물 농도가 같아도 약효가 시간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는 hysteresis 현상이 나타난다. 이 현상은 여러 기전에 따라 다른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이제 이에 속하는 모델은 생체상 모델, 간접반응 모델, 신호전달 모델이 있다.
생체상 모델 (biophase model)
위의 현상을 약물 투여 후 혈액 중에 약물이 작용 부위로 분배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가정한 경우를 생체상 모델 개념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모델에 해당되는 약물은 약물의 소실속도정수가 증가할수록 혈중 약물 농도와 작용 부위에서의 약물 농도 평형이 빨리 일어나며, 감소할수록 약물 농도 평형이 느리게 일어난다. 이 때문에 약효가 지연되는 flip-flop 현상이 나타난다. 또 약물 농도가 매우 높은 경우, 포화되어 Emax에서 더 증가하지 않는다. 다만 약효가 약물의 직접적인 작용에 의해 나타는 경우만 이 모델로 설명이 가능하다.
간접반응 모델 (indirect response model)
시간이 지연되어 약효가 나타나는 기전을, 약물이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약리활성 물질로 약효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가정한 경우 간접반응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약물이 약리활성 물질의 생성이나 소멸에 관여하여, 이 물질이 변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에 따라 약효가 지연된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약물의 대표적인 예는 warfarin이다. Warfarin은 vitamin K epoxidase 저해제로서,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결과적으로 혈액 응고에 필요한 인자인 vitamin K가 억제되어 결과적으로 혈액 응고가 억제된다. 이렇게 약물이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약효를 나타내기보다는 내인성 물질의 조절로 약효가 나타나기 때문에,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의 지연이 발생한다. 또 이렇기 때문에 약물의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약효가 비례적으로 상승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이 모델에서는 약물의 투여 용량이 증가할수록 Emax에 도달하는 시간이 더 지연된다.
신호전달 모델 (transduction model)
약물로 인해 신호가 연속적으로 전달되어 약효로 발현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 이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예로 prednisone은 세포질 수용체에 결합하여, 결합한 복합체가 세포의 핵으로 이동하여 DNA에 결합한 후, 단백질을 생성하여 약효를 나타낸다. 이때 약효가 약물과 수용체와의 결합체의 농도에 비례할 것이라 가정할 수 있다. 이 모델의 경우 각각의 단계에서의 약물과 수용체 결합체 농도를 실제적으로 규명하는데 복잡하여 한계가 있지만, 여러 과정을 간단하게 컴파트먼트로 묶어 설명할 수 있다. 복잡한 약물 신호 전달 과정을 몇 개의 컴파트먼트 과정으로 줄였을 때, 최종적으로 약효를 나타내는 컴파트먼트에서의 약물 반응은 최초의 컴파트먼트에서보다 훨씬 지연되며 최대 약물 반응이 감소하게 된다.
이 외에 내성 모델 (tolerance model)은 약물이 계속 투여되면 내성으로 약효가 감소되는 경우에 사용된다. 예로 benzodiazepine, nicotine, dobutamine, morphine 등이 있다. 이 경우 전구체가 고갈되거나 탈감작(desensitization), 수용체가 down regulation 되거나 하는 여러 기전에 따라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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