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관은 위장, 소장(십이지장, 공장, 회장), 대장(맹장,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S상 결장, 직장)으로 되어있다.
위장에서의 흡수
위는 흡수 표면적이 적기 때문에 약물의 주요 흡수 부위가 아니다. 위의 주된 기능은 몸에 들어온 음식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적당히 소화하여 소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음식물이 위를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위내용배출시간, 또는 위내용체류시간 (gastric emptying time)이라 한다. 위내용배출시간이 짧을수록 위보다 장에서 흡수되기 쉬운 약물이 더 잘 흡수되고, 위내용배출시간이 길수록 장보다 위에서 흡수되기 쉬운 약물이 더 잘 흡수된다.
위에서 더 흡수되기 쉬운 약물은 보통 산성을 띠는 약물이다. 일반적으로 공복 시 위의 pH는 1.2~1.8, 식사 시 3.5~5.0으로 올라간다. 위의 pH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더 있다. 위의 pH를 높이는 경우는 저산증, 약물 중에는 aspirin, atropine, 제산제 등이 있다. 반대로 위의 pH를 낮추는 경우는 십이지장궤양 등이 있다.
위내용배출속도에 관여하는 인자들은 다음과 같다.
1. 배출속도를 느리게 하는 약물: 항콜린성 약물, 항히스타민제, 해열진통제 (aspirin, acetaminophen 등), 신경제 (amitriptyline, chlorpromazine 등), 마약성 진통제, 에탄올
2. 배출속도를 빠르게 하는 약물: metoclopramide 등
3. 위 내용물의 온도: 온도가 높을수록 배출속도가 느리다.
3. 위 내용물의 부피: 내용물의 부피가 클수록 배출속도가 빠르다.
4. 지방, 지방산 비율: 높을수록 배출속도가 느리다.
5. 자세: 왼쪽보다 오른쪽으로 누우면 배출속도가 빨라진다.
위장에서의 흡수는 주로 수동수송에 의해, pH-분배가설에 따라 일어난다. 약물이 산성일수록 소장보다 위장에서 더 많이 흡수되고, 지용일수록 더 잘 흡수된다. aspirin 같은 약산성 약물은 소장보다 위장에서 더 빨리 흡수되지만, 흡수면적은 위보다 장이 훨씬 더 크므로, 실제로는 위와 장에서의 흡수 차이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
소장에서의 흡수
소장의 길이는 약 6-7m, 지름 약 4㎝으로 구성되어, 계산하면 장의 표면적은 약 0.3㎡이다. 하지만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소장의 상피세포에는 미세 융모가 있기 때문에 실제 표면적은 600배인 200㎡이다. (집으로 치면 60평인 셈이다.) 이렇게 흡수면적이 매우 넓기 때문에 소장은 수동 확산에 의한 흡수에 최적화된다. 흡수면적은 십이지장이 제일 크기 때문에 약물 흡수 또한 십이지장에서 제일 많이 일어난다.
위 내용물의 배출처럼 소장도 마찬가지로 연동운동을 하여 내용물을 배출하게 되는데, 약물의 흡수가 제일 많이 되는 곳이다 보니 장내체류시간 및 장관내통과시간 (intestinal transit time)이 약물의 생체이용률 (bioavailability)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장운동이 항진되어 장내체류시간이 짧은 경우, 능동수송으로 흡수되는 약물이나 난용성 약물은 생체이용률이 낮아진다. 능동수송으로 흡수되는 약물의 생체이용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수송체로 흡수되므로 체류시간이 짧을 수록 흡수부위인 소장에서의 접촉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또 흡수되는 부위에 특이성을 갖는 riboflavin (vitamin B2) 은 장내체류시간이 짧을수록 흡수율이 낮아진다.
소장도 위장에서처럼 흡수는 pH 의존적으로 일어나지만, 위장과는 달리 온전히 pH-분배가설로는 설명할 수 없다. 장내 pH와 막 표면의 pH가 다르고, 수성세공경로가 있기 때문이다. 수동수송, 능동수송 외에도 수성세공경로로 이온형 또는 비이온형 약물이 흡수될 수 있다.
장은 연동운동을 하여 내부가 충분히 섞이는 데도 불구하고 섞이지 않는 층이 존재하며, 이를 확산층(aqueous diffusion layer), 비교반수층(unstirred water layer)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장의 내부의 pH는 약 7.2, 막 표면의 pH는 평균적으로 약 6.5로, 막 표면이 조금 더 산성에 가까우며, 이런 막 표면의 pH를 따로 virtual pH, 또는 microclimate pH라고 한다. 그래서 소장에서는 약물이 최적의 흡수를 갖는 유·수 분배계수가 존재한다.
대장에서의 흡수
소장보다 대장에서 확산층, 즉 비교반수층이 더 얇기 때문에 지용성이 클수록 흡수가 더 잘 되며, pH-분배가설에 따른 수동 확산이 제일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대장에서의 흡수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장과는 달리 미세 융모가 없어서 유효표면적이 훨씬 작기 때문이다. 또 대장 상피세포 사이의 밀착결합은 소장보다 더 치밀하기 때문에 소장에서 투과 가능한 약물의 분자량의 0.5배까지만 대장에서 투과할 수 있다. 그만큼 방어막으로서의 역할이 크다는 뜻이며, 그 말은 흡수가 나쁘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직장(rectum)은 물, 직장으로 투여된 약물의 주요 흡수 부위이다. 직장 중·하부에서 흡수된 약물은 간을 통과하지 않고 바로 전신 순환 혈관으로 가는 반면, 직장 상부에서 흡수된 약물은 정맥을 거쳐 문맥을 통과하여 간으로 가게 되는 큰 차이점이 있다. 그러므로 위장장애(구토 등)가 있어서 경구 투여가 어렵거나 간이나 위장관의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쉬운 약물은 직장 투여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흡수는 불완전하고 불규칙적이어서 투여의 예측이 어렵다.
임파에서의 흡수
지방 성분은 장 내에서 효소에 의해 지방산과 여러 성분으로 분해된다. 짧은 지방산은 장 내에서 흡수되지만, 긴 길이의 지방산이나 다른 부산물은 담즙산과 합쳐져 chylomicron을 생성하여 임파로 이동한다. 이 경우 간을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약물의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임파유량은 혈류량의 0.002~0.005배로 매우 적다는 단점이 있다. 임파로 흡수되는 것은 지방 외에는 지용성인 vitamin A 등이 있다.
◈ 분배계수 (partition coefficient) : 섞이지 않는 두 용매에 용질을 녹여 용액을 만들고 일정한 온도 하 용액을 접촉시키면 두 용매에 대한 용질의 분배가 평형에 도달하여 일정한 농도비로 되는데 이 농도비를 분배계수라 한다.
수용성과 지용성 사이 적당한 분배계수를 갖는 약물이 세포막의 투과율이 더 높다. 즉, 수용성을 적당히 가져 용해가 잘 되어 흡수가 잘 되어야 하는 동시에 지용성을 적당히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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