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이 흡수되기 위해서는 흡수 부위에서 체액에 의해 녹기 위해 방출되는 과정, 즉 용출 과정이 꼭 있어야 한다. 용출 과정은 Fick의 확산 이론에 기반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농도가 달라지는 실제 상황에서는 Fick의 제2법칙으로 설명 가능하고, 약물 농도가 일정한 정상상태(steady state)에서는 제1법칙으로 설명 가능하다. 약물의 용출속도는 Noyes-Whitney 식으로 설명 가능한데, 용출속도는 약물의 확산계수와 표면적, 농도구배에 비례하며 확산층의 두께에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약물이 입자경이 클수록 표면적은 작아지기 때문에 용출속도가 감소하게 된다. 농도구배가 클수록 약물의 용출속도가 증가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amoxicillin을 복용할 때 함께 마시는 물의 용량을 20㎖와 250㎖로 달리 하는 실험을 했더니, 250㎖을 마셨을 때 생체이용률이 훨씬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물을 많이 마셨을 때는 위에서의 약물 농도가 더 낮아지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물을 많이 마실수록 약물이 위에서 빨리 소장으로 넘어가는 것도 생체이용률 증가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약물이 빠르게 용출되어 모두 용매화되면, 생체이용률은 흡수 과정에서 결정이 될 것이고, 반대로 잘 녹지 않는 약물이 생체이용률은 용출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다.
Noyes-Whitney 식에서 봤듯이 약물 입자의 표면적이 클수록 용출속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난용성 약물은 입자를 좀 더 작게 하여 용출을 개선하기도 한다. 약물의 결정성도 용출속도에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결정형보다 무정형의 약물의 용해도와 용출속도가 더 높다. 예외로 erythromycin은 반대의 경향을 보인다. 약물이 다른 물질과 공침물을 형성하면 용출속도가 증가하기도 한다.
약물을 정제로 만들 때 광택을 주기 위해서 또는 공정 시 기계에 달라붙는 것을 방지해주기 위해 첨가하는 소수성의 활택제는 많이 넣을수록 용출이 잘 되지 않는다. 반대로 magnesium aluminum silicate 등의 붕해제는 약물의 표면적을 증가시키켜 용출이 개선된다. 타정 시 압축압은 정제의 공극성과 경도에 영향을 미쳐서 궁극적으로 붕해속도와 용출속도에 영향을 주게 된다. 또 특히 습식 조립법으로 약물 만드는 경우 건식 조립법보다 단단한 약물이 만들어지며, 첨가제의 종류에 따라서도 용출이 달라지게 된다.
제형별 흡수 특성
정제 : 붕해제와 부형제, 코팅제 등의 첨가제와 같이 압축되어 제조된다. 약물이 효과를 나타내는 시간이 짧을수록 속방형, 길수록 서방형이라 하는데, 보통 흡수가 잘 되는 약물을 속방형 제형으로 만들고자 할 때 큰 문제가 없다. 서방형 제제로 만들고자 할 때는 약물을 고분자나 지방 성분 또는 내산성 고분자로 코팅해서 약물 방출을 서서히 하도록 조절하여, 속방형보다는 약물의 효과가 오래 지속되도록 한다. Oros 제형처럼 반투막으로 삼투압을 이용하여 약물을 일정 속도로 계속 방출하도록 하여 혈중 농도가 일정하게 지속되도록 한 것도 있다.
캡슐제 : 위액에 의해 녹으면 바로 약물이 방출될 수 있는 젤라틴으로 만든 캡슐 안에 약물을 넣은 제제로, 약물은 분말이나 과립 등의 형태로 충진된다. 보통 일반적으로 캡슐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것은 경질캡슐인데, 안에는 보통 분말로 약물이 충진 되어 있다. 오일이나 현탁액의 약물은 연질캡슐로 만들어지게 된다. 약물을 보호하고 있는 소재가 위액에 의해 바로 녹으므로 정제에 비해 용출이 빨리 될 수 있고 그에 따라 흡수도 빨리 된다.
좌제 : 체온과 체액에 의해 녹아서 약물을 방출시키는, 항문이나 질에 삽입할 수 있는 고형제제이다. 보통 국소적으로 작용하도록 할 때 사용하거나 소아에서 해열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좌제에 사용되는 기제는 polyethylene glycol 같은 수용성 기제와 카카오지같은 유성 기제로 구분할 수 있다. 수용성 기제는 보통 체온에서 녹지 않고 체액으로 서서히 녹고, 유송 기제는 체온에 녹을 수 있다.
현탁제/액제 : 현탁제와 액제는 약물을 액체 제형으로 만들어 복용하거나 외용으로 쓰는 것인데 둘 간 차이점이 있다. 액제는 약물이 물 등의 용매에 약물을 용해시킨 제형이다. 따라서 약물을 액제의 형태로 복용하게 되면, 방출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약물이 빨리 흡수된다. 반면 현탁제는 약물이 최소한으로 용해되어 고체 형태가 매질에 고르게 분포되어있는 제형이다. 약물의 고체 형태는 정제 중 서방형 제제 등에 쓰이는 코팅이나 마이크로캡슐, 이온교환수지, 약물봉입성 왁스 매트릭스 등의 기술로 제제화된 것이기 때문에 약물이 서서히 흡수되게 된다.
용출시험
시판 의약품의 대부분이 경구 복용하는 제형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경구 복용 시의 용출과 흡수를 예측하는 용출시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용출시험은 체내 환경과 비슷하게 하기 위해 pH와 교반속도를 조절하여하게 된다. 용출시험은 각 batch에서 만들어진 의약품이 균일한지 확인하는 품질 관리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다.
BCS (Biopharmaceutics Classification System)은 용출실험의 결과로 약물을 4가지로 분류한다.
- 제 1군 (Class Ⅰ): 용해성과 투과성이 모두 높은 약물이 속한다. 보통 위에 머무르는 시간 안에 용출이 빠르게 일어나게 되어 위 안에서 용액을 형성한다. 그렇기 때문에 1군에 속하는 약물이 속방형 제제로 만들어지게 되면 용출시험으로 생물학적동등시험을 대체할 수 있다. 1군에 속하는 약물은 diltiazem, verapamil, acetaminophen, metformin hydrochloride, fluoxetine 등이 있다.
- 제 2군 (Class Ⅱ): 투과성은 높지만 용해성이 낮은 약물이다. 용해성은 개선이 가능하므로 약제학의 주 연구 대상이 된다. 2군에 속하는 약물은 nifedipine, nicardipine, danazol, glibenclamide, carbamazepine, piroxicam, ibuprofen 등이 있다.
- 제 3군 (Class Ⅲ): 투과성은 낮지만 용해성은 높은 약물로, 용해는 신속히 일어나지만 흡수는 더디다. 여기에 속하는 약물은 acyclovir, atenolol, captopril, lisinopril, amiloride, doxazosin, cimetidine, ranitidine, neomycin B 등이 있다.
- 제 4군 (Class Ⅳ): 투과성과 용해성 모두 낮다. 예로 furosemide, itraconazole, simvastatin, cefuroxime, tobramycin, cyclosporin 등이 있다. 이 군에 속하는 약물은 용출의 패턴을 관찰하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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