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꽤 많다. 약물의 용량 및 용법은 일괄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사실 환자마다 약물 동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약물의 약효를 결정지을 수 있는 요인은 약물 수송체, 약물 대사효소, 약물 수용체 3가지인데, 모두 유전적인 차이에 의한 변이가 매우 크다. 환자마다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각각 약효 및 부작용이 달리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계 흑인들에게는 G6PD 효소가 결핍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 말라리아 치료제인 primaquine 투여 시 용혈로 인한 빈혈이 나타난다. 이런 부작용을 예방하고, 최적의 약효를 보고자 환자의 각 유전적 특징에 따라 약을 각각 용량과 간격, 방법을 달리 하여 투여하는 개인 맞춤 약학(individualized pharmacy, personalized pharmacy), 약물유전체학(pharmacogenomics)이 미래에 중요해질 것이다.
약효를 결정지을 수 있는 요인 3가지를 약물 수송체, 약물 대사효소, 약물 수용체라 했는데, 먼저 약물 수송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약물 수송체
약물이 세포 안으로 흡수되거나 방출될 때 약물 수송체가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 약물 수송체는 약물의 흡수, 분포, 배설, 내성을 나타내는 기전, 약물 간의 상호작용 등에 영향을 미친다. 유전적 특성에 따라 약물 수송체의 발현이나 약물과의 친화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약효와 부작용 등의 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물 수송체는 크게 SLC 수송체(solute carrier; 용질 수송체)와 ABC 수송체(ATP binding cassette; ATP 결합에 관여된 수송체)로 나뉜다.
SLC 수송체
보통 약물이 세포 내 유입될 때 이용되며, 이온 등을 이용한 2차성 능동 수송체이다. 300개 이상의 수송체가 47개 군으로 나뉜다. SLC 수송체에는 대표적으로 OATP(organic anion transporting polypeptides; 유기 음이온 수송 폴리펩티드), OAT(organic anion transporters; 유기 음이온 수송체), OCT(organic cation transporters; 유기 양이온 수송체), OCTN(carnitine organic cation transporters clusters; 카르니틴 유기 양이온 수송체) 등이 있다. FDA는 신약 개발 시 SLC 수송체 중 OCT2, OAT1, OAT3, OATP1B1, OATP1B3이 관여되는지 조사할 것을 권고한다.
SLC수송체 중 하나인 OATP1B1은 SLCO1B1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며, 이 수송체를 통해 약물이 혈액에서 간세포로 유입된다. 이 수송체의 대표적인 기질은 statin계 고지혈증 치료제(예; rosuvastatin, pitavastatin, pravastatin, simvastatin 등)이다. 유전적 다형성에 따라 SLCO1B1*5 유전형인 사람은 수송체의 수송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statin계 치료제의 혈중 농도가 더 높을 수 있고, 약효도 더 떨어질 수 있다. statin계 약물은 혈중 농도가 높아질수록 근육 융해증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해당 유전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다른 예로 당뇨 치료제 중 하나인 metformin을 간세포로 유입시키는 수송체인 OTC1가 있다. 수송 능력이 감소된 OTC1 유전형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마찬가지로 약효는 더 낮고 혈중 약물 농도는 더 높을 수 있다.
ABC 수송체
주로 약물을 배출하여 해독이나 내성에 관여하며, ATP를 이용하는 1 차성 능동 수송체이다. FDA는 신약 개발 시 ATP 수송체 중 P-gp, BCRP이 관여되는지 조사할 것을 권고한다. 총 48개의 수송체로 나뉘는데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P-gp(P-glycoprotein 또는 MDR1)이다. MDR은 multidrug resistance의 줄임말로, 이 수송체가 약물의 내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붙인 약어다. 특히 암세포에서 항암제를 배출시켜 내성을 나타낸다. 항암제뿐만 아니라 P-gp의 기질이 되는 약물은 강심제인 digoxin, calcineurine inhibitors(tacrolimus, cyclosporine 등), HIV protase inhibitors 등이 있다. 유전적 다형성으로 인해 P-gp가 낮게 발현된 경우는 약물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향정신성 약물도 혈액-뇌 관문에 발현되는 P-gp의 기질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전적 다형성에 따라 약효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 다른 ABC 수송체 중 하나인 MRP2의 기질이 되는 대표적인 약은 항암제인 irinotecan이다. 유전적 다형성으로 인해 수송 능력이 떨어진 경우, irinotecan의 배설이 감소되어 특히 설사 부작용이 더 많이 나타나게 된다.
각각 장기에 따라 발현되어있는 수송체의 종류가 다르다. 예를 들어 혈액-뇌 관문에는 P-gp, BCRP, MRP4, MRP5, OATP1A2, OATP2B1이 분포되어 있다. OATP1A2, OATP2B1는 약물을 뇌 쪽으로 유입하며, 나머지는 약물을 혈액 쪽으로 약물을 수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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