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약물 수송체의 유전적 다형성에 따라 약물의 동태와 약효가 달라진다고 했다. 약효를 결정지을 수 있는 나머지 2가지 요인은 약물 대사효소, 약물 수용체이다. 그중 약물 대사효소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약물 대사 효소
약물의 대사는 Phase Ⅰ(1상)과 Phase Ⅱ(2상)으로 나누어진다. (참고: 약물이 소실되는 과정 - 대사 (biotransformation) - https://iyangi.tistory.com/m/9)
대사 효소들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약물의 동태가 달라질 수 있다.
Phase Ⅰ (1상)
CYP(cytochrome P450) 효소에 의한 산화반응이 주 반응이다. 유전자 변이로 인해 missense mutation, gene deletion, gene duplication, premature stop codon 등이 일어나 효소의 활성이나 발현 정도, 약물과의 친화성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유전적 다형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 효소는 CYP2C9, CYP2C19, CYP2D6이다.
CYP2C9
임상에서 사용되는 약의 10% 정도(대표적으로 나열하자면 fluoxetine, phenytoin, flubiprofen, ibuprofen, celecoxib, naproxen, meloxicam, diclofenac, warfarin, losartan, fluvastatin, torsemide, tamoxifen, glipizide 등이 포함된다.)가 이 효소에 의해 대사 된다. 이 효소의 유전적 변이는 34개가 발견되었고, 변이에 따라 활성이 다를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대립유전자가 *3 또는 *13으로 된 변이가 나타날 수 있고, 변이된 유전형을 갖고 있을 때 CYP2C9의 활성이 감소한다. 변이가 없는 경우는 전체의 약 90% 정도 이고, 대립유전자 하나만 *3 또는 *13으로 변이되었을 때는 중간 속도 대사자(intermediate metabolizer, IM)로 전체의 약 10%, 대립유전자가 모두 *3으로 변이된 경우 느린 대사자(poor metabolizer, PM)이라 하고 약 0.1%를 차지한다.
이 대사 효소의 기질이 되는 약 중 제일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warfarin을 보고자 한다. Warfarin은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vitamin K의 환원효소를 저해하여 혈액 응고를 막는 작용을 한다. Warfarin 자체는 거울상 이성질체인 R-warfarin과 S-warfarin의 혼합물인데, 둘의 약효는 다르다. S-warfarin이 R-warfarin보다 약효가 5배 강한데, 바로 S-warfarin이 CYP2C9에 의해 대사된다. 효소에 변이가 생겨 대사가 저해되면 warfarin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 부작용으로 출혈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이 출혈 부작용은 때로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CYP2C9 유전형에 의해 정해진 용량을 투여해야 한다. 다음은 와파린 정의 식약처 허가 사항이다.
참고 *와파린 정의 허가사항 “4. 일반적 주의” 사항 중
2) 와파린의 투여량은 각 환자의 임상적 특성(연령, 성별, 체표면적, CYP2C9, VKORC1 유전자의 특정 유전형 등)을 고려하여 조절할 수 있다. 특히 CYP2C9, VKORC1 효소의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유전형은 와파린 유지용량의 증가 및 감소와 관련이 있다. 와파린 유지요법을 받고 있는 한국인 환자 565명을 분석한 결과 VKORC1 유전자의 특정 유전형(1173C>T의 C 및 3730G>A의 A유전형)을 지닌 환자의 경우 와파린 유지용량이 증가하고, CYP2C9 유전자의 특정 유전형[42614A>C (*3)의 C유전형]을 지닌 환자의 경우 와파린 유지용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표1).
유전형 | 와파린 유지용량 | |
VKORC1 | TT | 3.5±1.4 ㎎/day |
1173C>T | TC | 4.2±1.6 ㎎/day |
CC | 5.0±1.4 ㎎/day | |
VKORC1 | GG | 3.5±1.4 ㎎/day |
3730G>A | GA | 4.1±1.5 ㎎/day |
AA | 5.1±1.2 ㎎/day | |
CYP2C9 | AA | 3.7±1.4 ㎎/day |
42614A>C | AC | 2.5±1.0 ㎎/day |
※ 각 유전형별 와파린 유지용량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음(P<0.001). |
*이중 VKORC1은 vitamin K 환원효소이다.
CYP2C19
임상에서 사용되는 약의 4% 정도(대표적인 기질은 clopidogrel, escitalopram, citalopram, imipramine, diazepam, s-methylphenytoin, cyclophosphamide, progesterone, voriconazole, PPI 등이 포함된다.)가 이 효소에 의해 대사된다. 이 효소의 유전적 변이는 27개가 발견되었고, 마찬가지로 변이에 따라 활성이 다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대립유전자가 *2 또는 *3으로 된 변이가 나타난다. 변이가 없는 정상 대사자는 전체의 약 37% 정도이고, 대립 유전자 하나만 *2 또는 *3으로 변이된 중간 속도 대사자는 전체의 약 48%, 대립유전자가 모두 *2 또는 *3으로 변이된 경우 느린 대사자는 약 15%를 차지한다.
CYP2C19의 기질 중 하나인 PPI(proton pump inhibitor; lansoprazole, omeprazole, esomeprazole, pantoprazole, rabeprazole 등이 속한다.)는 용량 의존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여 위궤양이나 식도염 등에 사용되는 약이다. PPI의 용량과 용법은 정해져 있지만, PPI의 주요 대사가 CYP2C19에 일어나기 때문에 환자의 유전형에 따라 체내 동태나 약효가 많이 차이 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위해 항생제 병용 요법에 PPI가 투여된 경우, 느린 대사자 군에서 치료 성적이 제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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